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뇌 쉬게 하려면, 단순 휴식보다는 '이것' 하라

신 허준 2023. 2. 27. 15:47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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휴식을 취할 때보다 영화를 볼 때 뇌가 더 쉴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./사진=클립아트코리아
단순히 휴식을 취하는 것보다 영화를 감상하는 게 뇌를 더 쉬게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.

영국 옥스퍼드대 연구팀은 영화를 볼 때 뇌 신경망 변화를 관찰하기 위해 평균 연령 29세 176명에게 짧은 영화 영상을 관람하게 하고, 이들의 고해상도 신경 영상 데이터를 분석했다. 참가자들은 ‘인셉션’ ‘소셜네트워크’ ‘오션즈 11’ ‘나홀로 집에’ ‘에린 브로코비치’ ‘스타워즈: 제국의 역습’ 등 4~5개 영화의 짧은 클립(1분3초~4분19초)들을 보게 했다. 각 클립 사이에는 20초의 휴식 시간이 있었다. 시청 후 연구팀은 참가자들에게 총 네 번의 뇌 스캔을 실시했다. 또한 연구팀은 영화 시청 시의 뇌 신경망 변화와 비교하기 위해 참가자들에게 ▲특정 동작을 할 때 ▲의사 결정을 할 때 ▲의사소통할 때 ▲휴식할 때 등 여러 상황을 경험시킨 후 마찬가지로 네 번의 뇌 스캔을 실시했다.
 
영화를 볼 때(왼쪽)와 업무를 수행할 때(오른쪽) 뇌 신경망이 붉게 나타났다. 신경망 색깔이 붉을수록 스트레스 강도가 높고, 푸를수록 스트레스 강도가 낮은 것을 의미한다./사진=, ‘Toward naturalistic neuroscience: Mechanisms underlying the flattening of brain hierarchy in movie-watching compared to rest and task’
연구 결과, 휴식을 취할 때나 일을 할 때보다 영화를 볼 때 뇌의 계층 구조가 평평했다. 뇌의 계층 구조가 평평하다는 것은 뇌 영역 간 위계가 거의 없어 주고받는 정보의 정도가 낮아 뇌가 덜 일하는 상태를 의미한다. 뇌는 일할 때 뇌의 영역별 일종의 위계를 정하고, 뇌의 각 계층별로 정보를 주고받음으로써 통합적으로 일을 수행한다. 뇌는 수행할 일의 난이도와 성격에 따라 신경망을 계층적으로 재구성하기도 한다.

또 영화를 볼 때, 일상적인 업무를 처리할 때보다 뇌 신경망이 푸르게 나타났다. 뇌 신경망은 붉을수록 스트레스 강도가 높고, 푸를수록 스트레스 강도가 낮음을 나타낸다. 연구팀은 참가자들이 영화를 보는 동안 동기 부여, 위안, 즐거움을 담당하는 뇌 회로 영역인 안와전두피질이 활성화됐기 때문으로 추정했다. 안와전두피질은 전두엽의 밑부분, 즉 눈 뒤에 위치한 부위다. 안와전두피질은 편도체를 비롯해 변연계와 직접 연결돼 있어서 욕구 또는 동기에 관련된 정보를 처리하는 데 관여한다. 또한 감정적, 정서적 정보들을 상황에 맞게 조절해 적절한 사회적 행동을 수행하게 한다.

연구팀은 참가자들이 휴식할 때 뇌를 아무 생각 없이 쉬기보다 다양한 생각을 하게되는 반면 영화를 감상할 때는 영화의 시청각적 요소가 주는 즐거움으로 인해 영화에만 집중하게 돼 뇌가 덜 일한다고 추정했다.

연구 저자 구스타보 데코 교수는 “영화를 보는 동안에는 사람들이 짧은 순간이지만 극심한 생존 경쟁에서 벗어나 자유로움을 느낄 수 있다”며 “영화가 뇌의 계층 구조 문제로 발생하는 신경 정신 장애를 해결하는 새로운 대안이 될 수도 있다”고 말했다.

이 연구는 국제학술지 ‘사이언스 어드밴스’에 최근 게재됐다.
 
 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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